불면증에 있는 분들에게 시계를 보지 마시라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여러 차례 드렸었는데요.

평소 잠들기 전에 잠이 안 오니까 '몇 시나 됐지?' 한번 확인하고 '어? 1시간이나 지났네', '벌써 1시간 반이 지났어, 2시간이 지났어' 하면서 잠들기까지 계속 시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좀 있으시죠. 

또 자다가 깼을 때 '몇 시나 됐을까 몇 시간이나 잤을까?'하며 시계를 다시 확인을 합니다. 

또 눈을 뜨면서 시계를 또 확인을 하고 '몇 시간 못 잤구나' 라고 생각을 하면서 낙담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계를 자꾸 보는 습관은 불면증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 수면시간을 확인을 했을 때 그 결과가 좋을 때 보다는 나쁜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 확인을 하고 나면 부정적인 감정들이 생기기가 쉽습니다. 

불안감 - '아 지금 벌써 1시인데 2시인데', '새벽 4시 5시까지 아침까지 잠을 못 자면 어떡하지?'

걱정 - '내일 이렇게 못 자면 엄청 힘들 텐데 어떡하지?', '벌써 며칠째 이러는데 어떡하지? 

짜증 - '왜 못 잘까 짜증나 이것 밖에 못 잤어 짜증나', '자다가 또 깼네 아 왜 이럴까 짜증 난다'

긴장감 - '오늘은 좀 잘 수 있을까?',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는데 왜 못 자고 있을까?'

이런 감정들은 잠을 못 자서 만들어진 감정이라기 보다는 시계를 보면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감정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시계를 안 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면 심장박동이 빨라진다거나 가슴이 답답해 진다거나 혹은 식은땀이 난다거나 긴장을 하면서 근육에 힘이 들어 간다거나 혹은 방광이 예민해져서 소변을 보게 된다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이러한 신체증상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체 증상들은 다시 또 불안이라든지 초조 긴장 짜증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다시 유발하게 되고요, 결국 더욱 더 잠을 못 자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시계를 보며 확인한 시간은 취침한 시간으로, 자다 깼을 때 시계를 본 것은 일어나는 시간으로 뇌가 착각을 할 수 있습니다. 만일 2시간 간격으로 깨면 그 시간마다 깨야한다는 정보가 입력되기도 합니다.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몸에 존재하는 생체시계가 그렇게 받아들여서 자꾸 시간 맞춰 깨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죠.

위에 말씀드린 각인이 시계를 보면 고착화됩니다. 시계를 확인하면 할수록 '이 정보가 맞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리듬이나 습관이 그대로 자리잡혀 버릴 수 있는 것이죠.

잘못 각인이 된 생체시계의 알람을 재설정을 해야 될 때 시계를 자꾸 보는 것은 방해가 됩니다. 눈을 통해서 들어오는 시간의 정보를 최대한 안 들어오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시계를 보지 말라고 말씀을 드리면 궁금해하시는 점들이 있어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잠을 잘 못 자는 불면증을 앓고 있는 분이라면 몇 시간을 잤다라는 결과가 결코 만족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낙담하고 실망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 있다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여기서 내가 스스로를 조금 속여야 되는데요.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 '반이나 있네' 똑같은 물의 양이라도 느끼는 감정은 확 달라지는 것처럼 내가 잠을 잔 시간에 대해서 점수를 좀 후하게 주는 것도 좋습니다. 

'한 5시간 정도는 잤나봐', '몰라 한 4~5시간은 잤겠지' 라고 생각하며 안도감을 느끼고 내가 나를 스스로 이완을 할 수 있도록 속이는 거죠.

잠자리에 들어갈 때 한 번, 평소 내가 기상하는 시간에 알람 소리를 듣고 한 번 이렇게 2번이면 됩니다.

제가 잠이 안 올 때 유튜브를 활용하라고 말씀드렸더니 스마트폰의 시계를 자꾸 보게 된다는 분들이 계신데요. 시계 위치에 작게 테이프를 붙여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잠을 설치면서 조금 예민해져 있는 분들이라면 알람 소리에 웬만하면 일어나게 됩니다. 혹시라도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걱정이 된다면 알람 설정을 5분 간격으로 3~4개 맞춰 놓고  자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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