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원한의원의 치료목표는 무너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입니다.

이름 잠박사
조회수 3551
등록일 2010-11-15
제목 불면증 치료에도 보법이 필요하다
내용

불면증 치료에도 보법(補法)이 필요하다.

 

불면증이다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먼저 떠올린다. ''지금 당장 잠을 못 잤으니까, 잠을 자야하니까, 잠을 자기 위해서 일단 수면제를 먹고 보자'' 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불면증의 치료가 시작된다. 간혹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 항불안제 등과 같은 약들이 함께 처방되기도 하지만 주된 약은 수면제인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몸이 다른데 천편일률적으로 그렇게 수면제나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등과 같은 약들을 먹는 치료법이 과연 옳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불면증 치료의 목표는 무너진 몸과 마음의 발란스를 맞춰주는 것이고 그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법(瀉法)이고 하나는 보법(補法)이다. 사법은 말 그대로 깎아 내리고 쳐내는 방법이고 보법은 보호해 주고 채워 넣어주는 방법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녹용, 경옥고, 공진단 등과 같은 보약을 쓰는 것이 보법의 전부는 아니다. 증상이 강렬하고 급박하게 나타나는 실증이라면 사법을 쓰는 것이 맞을 것이고 약하게 오랫동안 기력이 쇠한 듯 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허증이라면 보법을 써야한다. 보법과 사법을 함께 쓰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본다면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불면증을 치료하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서양의학적 불면증 치료법은 모두 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급박하고 강렬하게 나타나는 증상들을 쳐내고 깎아내는 방법을 통해서 그 기세를 떨어뜨리고 동시에 내 몸의 기운들도 함께 떨어지게끔 만드는 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서양의학적인 방법을 통한 불면증 치료에는 보법의 개념이 없다. 어찌 보면 서양의학 자체가 그런 보법의 개념이 없는지도 모른다.

 

이는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그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해야한다는 한의학적인 사고와 달리 서양의학은 병이 걸렸을 때 병에 걸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보다는 병이 어떤 놈인지를 더 중시해서 병을 잡으려고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병이 발붙일 수 없는 환경을 만들거나 병과 싸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한의학적인 ''치유''의 개념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질병을 일으킨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잡고야 말겠다는 것이 서양의학적인 ''치료''의 개념이다. 잡으려고 할 때마다 몇 개가 살아남아서 이전 약은 전혀 듣지 않는 강한 내성이 생겨버린다면 어쩔 것인가? 약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 것인가? 그러다 병은 고쳤는데 사람이 죽어버렸다면 병을 고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모든 만성 불면증 환자의 경우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허증을 깔고 있다는 것이다. 불면증이 나타나기 전에 몸 상태가 극도로 허한 상태를 유지했거나, 오랫동안 잠을 잘 못자면서 체력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이 허증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증상은 더욱 더 악화되거나 약을 먹지 못하면 잠들지 못하는 그래서 스스로 잠드는 기능을 자꾸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계속적인 사법을 쓰게 되면 잠은 잘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몸은 자꾸 더 나빠지게 되고 나중엔 수면제를 끊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모든 만성불면증 환자들이 어느 정도의 허증을 깔고 있지만 특히 이런 허증의 양상이 심한 사람들이 있다. 불면증이 오면서 식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소화도 잘 되지 않아 밥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 종일 피곤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운동을 하면 잠을 좀 잘 수 있을까 해서 운동을 했더니 잠은 더 달아나 버리고 몸의 모든 대사기능은 자꾸 떨어지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식은땀이 나고 숨쉬기가 힘들어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분들은 꼭 보법을 써서 불면증을 치료해야 하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에게 잠을 못 자는 것이 이런 증상들의 원인이라고 해서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수면제를 쓰게 되면 잠은 들겠지만 그 다음날의 컨디션은 극도로 더 나빠지게 된다.

 

수면제를 1알 처방받아서 복용하고 떨어지듯 잠을 자기는 잤는데 왠지 모르게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으면서 그 다음날 머리가 어지럽고 너무너무 피곤해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고 계속 눕고만 싶어서 너무 힘들었다며 오히려 수면제 먹고 잔 날 보다 수면제 안 먹고 2시간 정도 얕게 자는 게 그 다음날 컨디션은 더 낫다고 얘기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은 보법을 써야할 사람에게 사법을 썼기 때문이다.

 

수면제라는 사법을 쓰게 되면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엔 그 빠른 효과 때문에 내 몸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일시적으로 단기간의 치료효과를 목표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으로도 이런 사법의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땀을 내게 하거나 설사를 시키거나 토하게 하는 방법으로 대변되는 사법을 잘 이용하면 빠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이용되지만 보법을 써야하는 사람에게 사법을 쓰게 되면 그 효과보다 잃는 게 더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그리고 교통정리를 하는 기분으로 가끔씩 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보법은 처음엔 그 효과가 지지부진하여서 약을 먹어도 수면의 변화는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소화력이 조금 좋아지고 기운이 약간 나는 정도의 변화만 느낄 뿐 잠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체력에 여유가 생기고 그로 인해 낮 시간의 활동도 훨씬 자연스러워지면서 수면이 점차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좋아진 수면은 가끔 어떤 이유로 수면이 흔들리더라도 이내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 수면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약을 드시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보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인데 처음에 수면제 등의 처방을 받으면서 치료를 시작했다면 자칫 몸이 더 나빠지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면서 치료를 시작한 것이다. 이런 경우 급한 증상,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법을 쓰더라도 반드시 보법을 통한 치료를 병행해야 몸도 건강해지고 불면증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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