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원한의원의 치료목표는 무너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입니다.

이름 잠박사
조회수 3312
등록일 2009-11-13
제목 잠을 "청하다"
내용
''잠을 잔다''라는 뜻의 표현은 매우 많다

잠을 이룬다.
잠에 떨어지다.
잠이 든다.
잠에 빠지다.
잠을 청한다.
골아 떨어지다.
눈이 스르르 감긴다.
잠에 취했다.

등등 이렇게 ''잠을 잔다.''라는 의미를 표현하는 방법들은 매우 다양하다.
표현에 따라 잠을 어떻게 자는지 잠의 깊이가 어떤지 약간의 다른 뉘앙스를 풍기긴 하지만 잠을 푹 잔다 라는 점에서는 그 의미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잠을 못 잤다라는 표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잠을 못 이뤘다.
잠을 설쳤다.
잠을 못 잤다.
잠이 달아났다.
말똥 말똥 눈만 뜨고 있었다.

등등. 수면시간이나 깊이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표현들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 만족스럽지 못한 수면시간을 보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표현이 있다.

"잠을 청한다.""잠이 달아났다."는 표현이다.


잠을 청한다는 표현에서 ''청한다''는 말은 뭔가를 부탁하다, 구하다, 초대하다, 빌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잠을 빌다. 잠을 구하다. 잠을 부탁하다. 잠을 초대하다.


이 표현은 완곡하게 뭔가를 부탁하거나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누구나 인생의 1/3을 수면으로 보내고 누구나 편히 잠을 이룰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표현은 왠지 낯설고 어색해 보이기만 한다.


잠이 달아났다는 표현은 별 생각 없이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재밌는 표현이다. 잠이 발이 있어서 스스로 도망갔다는 얘긴데, 잠을 사람으로 생각해서 표현했다는 게 참 기발하단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잠에 대해서 매우 인색한 편이다.
잠 잘 시간에 공부를 하고 잠 잘 시간에 일을 해야만 부지런한 사람, 성실한 사람, 열정이 불타오르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성공하려면 잠을 줄이라고 얘기한다.


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부하직원이 있다면 인사고가에서 당연히 최하점수를 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잠을 이루지 못하면 막상 창조적으로 일해야 할 시간에 꾸벅꾸벅 졸기만 할 뿐 일은 제대로 못하고 자리만, 시간만 채우는 식의 근무가 되고 만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밤잠을 줄여가면서 근무하는 형식은 결코 회사나 개인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주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충분한 수면이 집중적이고 창조적인 작업능력을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란 사실을 안다면 규칙적이고 바른 수면습관을 가진 직원에게 오히려 더 많은 인사고과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수면시간을 줄여서라도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하루 이틀 지속되다가 이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이제는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을 잘 수 없는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


다시 말해 수면시간을 줄이면서까지 지나치게 몸을 혹사하는 것 자체가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면증이 있다면 누구나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지쳐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면증의 고통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불면증환자들은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잠이 올 수만 있다면 정말 간절히 빌고 빌어서라도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혹은 정말 소중한 귀빈을 모시는 마음으로 정중히 초대해서 잠이 올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을 것이다.


불면증이 있다면 실제로 이렇게 잠을 소중하게 모시는 마음으로 잠을 "청해야" 한다.
귀빈을 저녁식사에 초대할 때 청소도 깨끗이 해놓고 음식도 맛있게 장만하며 집도 따뜻하게 해 놓고 좋은 옷을 입고 즐거운 마음으로 귀빈을 맞이한다.


잠을 모실 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몸을 피곤하지 않게 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며 지나친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 저녁식사는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먹되 과식하지 않으며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따뜻하고 편안한 수면환경에서 잠이라는 손님이 오시길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손님을 모신다고 해서 손님께 매달려서는 안 된다. 방문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맛있는 음식과 따뜻함이 넘치는 곳이라면 오지 말라고 해도 손님들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런 마음으로 손님을 편안하게 기다려야 한다. 호객행위를 하거나 매달리거나 조르면서 손님을 쫓아다니게 되면 오히려 손님들은 거부감을 가지고 도망가기 일쑤다. 앞서 표현한 것처럼 잠이 "달아나게" 되는 것이다.


불면증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 매달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잠을 잡으려고 하고 매달리려고 할수록 잠은 더 달아나게 마련이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처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기다리는 것이 불면증을 이겨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불면증이 있다면 정중하게 잠을 "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잠은 "달아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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