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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병환으로 마음이 많이 무거우시겠습니다.
질문하신 내용을 정리하면
아버님께서 약 20일정도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여 가만히 있지를 못하면서 수면을 못취하고 있는 상태이며
이전에 중풍을 앓은 적이 있으시고
현재 고혈압약과 신경통약을 복용중이신데
현재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만...
한의학적으로 번조증이라는 병명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웬지 모를 짜증과 불안 초조감으로 몸과 마음이 편치 못하면서 심하면 불면과 실신을 일으키기도 하는 병증입니다.
중풍을 앓고 계신 분들의 경우 병원입원 중에 가끔 이런 경우가 많이 나타납니다. 밤새도록 잠을 못 이루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괜히 화를 내거나 지인에게 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풍과 같은 기질적인 병변이 없는 분들의 경우에도 번조증이 나타나게 되면 조울증의 증상을 보이거나 흔히 말하는 화병의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불면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번조증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체내에 쌓여 있는 열들이 외부로 발산되지 못하고 갇혀 있어서 나타나는 것과
두번째는 지나친 체액손실(땀, 설사, 구토)이나 수술 뒤의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서 체내의 양기를 급하기 끌어올리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버님의 경우 여러가지 수반되는 증상을 더 자세히 알아야 좀 더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겠지만 말씀하신 정황으로 봤을 때는 첫번째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갇혀 있다보니 그 열을 풀어내지못해서 생긴 번조증인 거죠.
이 경우 열을 풀어 내는 방법중에서 가장많이 쓰이는 방법은 하법입니다.
말 그대로 대변을 통해서 그 열을 풀어내는 것인데요, 한의학에서는 차갑게 열을 식히면서 대변을 풀어내어서 그 열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여러가지 처방들이 있습니다.
만일 아버님께서 최근 대변 상태가 많이 굳어지면서 매일 배변이 원활하지 않으시다면 하법을 써야하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의원을 내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면 이 방법이 좋을 듯 합니다. (변비가 심해지셨다면)
단기적으로는 병원에 입원중이시라면 관장(enema)를 담당의사께 부탁드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장기적으로는 내원하셔서 아버님의 현재상태(체격, 소화, 대소변, 맥 등등)를 진찰 받으신 뒤에 번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으로 한약을 꾸준히 복용하시면서 번조증을 유발한 원인치료를 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체내 열이 발산되지 못하는 원인은 대변의 굳어짐 외에도 허번이나, 체내의 물이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못해서 생기기도 하고, 화병처럼 울체된 열들이 가슴에 맺혀서 생기기도 합니다.
간혹 소변이나 땀을 통해서 그 열을 풀어내야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타 아버님의 상태(체격 대, 소변, 소화, 성격 등)를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면 좀 더 정확한 처치법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방검사상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한의학적으로는 이미 2000년 전에 그 증상과 치료법이 기재되어 있는 병증이므로 증상의 호전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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